취업 필기시험 논술과목을 잘 보는 방법
말로만 들어도 부담 백배인 단어, 논술.
'글을 못 써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수 받는 법을 몰라서' 떨어지는 지원자가 너무 많습니다.
채용 논술은 '문학'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화려한 문장력(필력)이나 감성을 보려는 것이 아닙니다.
채용 논술의 본질은 단 하나, "당신은 우리 조직이 당면한 문제를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은 '작가'가 아니라 문제 해결사(Problem Solver)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답안지가 '채점표'의 모든 항목에 'V' 체크를 받게 만드는 4단계 전략을 알려드립니다.
1단계: "쓰지 말고, 설계하라" (기획 단계: 10~15분)
시험지를 받자마자 서론부터 쓰기 시작하는 것이 가장 나쁜 습관입니다. 합격하는 답안은 '설계'부터 다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논술 문제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AI 확산이 2025년 한국 경제에 미칠 ①생산성 변화, ②고용 구조 재편, ③산업별 파급 효과를 분석하고, ④정부와 ⑤기업의 전략적 과제를 논하시오.]
이 문제의 채점표는 명확합니다. ①, ②, ③, ④, ⑤의 각 항목이 하나하나 채점 항목이 되는 것입니다. 즉, 이 다섯가지 항목을 모두 그리고 '균형 있게' 다루었는가? 이것이 중요한 지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①, ②, ④만 썼다면, 글을 아무리 잘 썼어도 60점짜리 답안입니다.
아울러, 키워드를 바탕으로 '목차(뼈대)'를 만드세요. A4 용지나 문제지 여백에 실제 목차를 간단히 적어보세요. 이 목차만 봐도 채점관은 '이 지원자는 질문을 정확히 이해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위 문제를 기준으로 목차를 예시로 잡아보겠습니다.
서론: AI 확산의 현황과 논의의 필요성.
본론 1: AI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1) 생산성 변화 (예: 긍정/부정)
(2) 고용 구조 재편 (예: 직무 대체 vs 새로운 직무)
(3) 산업별 파급 효과 (예: 금융/제조/서비스)
본론 2: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과제 (해결)
(1) 정부의 과제 (예: 법제도, 교육, R&D 지원)
(2) 기업의 과제 (예: DX 투자, 임직원 리스킬링)
결론: 내용 요약, 향후 전망 및 제언.
이런식의 '설계' 작업에 10분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습니다. 뼈대가 튼튼하면 글은 순식간에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2단계: "주장하지 말고, 증명하라" (본론 작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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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3~4 문장으로 끝내십시오. 서론에 힘 빼지 마세요. (1) 현상 제시 (최근 AI가 화두다) (2) 문제의 중요성 (경제 전반에 영향이 크다) (3) 앞으로 할 말 (따라서, 본론에서 ~을 분석하고 ~을 제시하겠다) 절대 서론에서 "스티브 잡스는...", "인류는 4차 산업혁명의..." 같은 거창한 말로 시작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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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 두괄식, 그리고 '근거'가 전부입니다. 채점관은 수십, 수백 장의 답안을 읽느라 지쳐있습니다. 문단의 첫 문장만 봐도 핵심을 알 수 있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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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이 아닌 '객관적 분석'을 보여주십시오. 여러분은 평론가가 아닙니다.
피해야 할 표현: "AI는 끔찍하다", "정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 (X)
써야 할 표현: "AI 도입은 단기적으로 특정 직무의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정부는 선제적인 직업 재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O)
- 대안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해야 합니다. "앞으로 잘해야 한다",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은 대안이 아닙니다.
뜬구름 잡는 대안 (X): "기업은 AI 인재를 많이 뽑아야 한다."
구체적인 대안 (O): "기업은 기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업스킬링(Up-skilling)'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여 기술 도입의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3단계: "읽히게 하라" (표현과 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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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은 무조건 짧게 쓰십시오. (단문) "~했으며, ~했는데, ~라고 생각하며..." (X) "~했습니다. 그리고 ~했습니다. 그 결과 ~합니다." (O) 문장이 길어지면 주어와 술어가 꼬이고, 논리가 비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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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용어 대신 '개념'을 설명하십시오. 어려운 용어를 쓴다고 유식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채점관은 '이 지원자가 정말 이 개념을 아는가?'를 봅니다. (예: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그냥 쓰지 말고, "(CBAM,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라고 한 번은 풀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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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단정적 표현을 피하십시오. 여러분의 답안은 '보고서'입니다.
"~해야만 한다!", "~이 정답이다!" (X) -> (단정적, 오만해 보임)
"~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가 시급하다" (O) -> (객관적, 신중해 보임)
4단계: "치명적 실수를 잡아내라" (퇴고: 5분)
제출 전 마지막 5분, 퇴고 시간은 글을 다듬는 시간이 아닙니다. '치명적인 감점 요인'만 확인하십시오.
(1순위) 질문에 빠진 답은 없는가? (1단계의 키워드 5개를 모두 썼는가?)
(2순위) 맞춤법, 띄어쓰기 (특히 기관명을 틀리는 것은 최악입니다.)
(3순위) 비문(非文) (주어와 술어가 일치하는가?)
요약: 논술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작가가 아닌 채점관이 찾는 인재가 되자
(기획력)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답안의 뼈대를 세우는 사람
(논리력) 두괄식으로 명확히 주장하고, 객관적 근거로 뒷받침하는 사람
(해결력) 현상을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
(표현력)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자신의 논리를 전달하는 사람
논술은 지식의 양을 겨루는 시험이 아닙니다. 지식을 '구조화'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훈련입니다.
여러분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할 준비가 된 인재'임을 답안지에 증명하십시오.